이미 지나간 일이라 식상할 수도 있겠짐나 문득 어제 옛군대 생각이 나면서 갑자기 한국의 경제부양정책이 오버랩 되면서 글을 쓰고 싶어졌다.

 

 필자는 10년전에 PX병으로 근무했다. 그냥 소규모 PX 아니라 연대본부에 있는 PX에다가 같은 부대내에 사단, 대대들이 가득하고 PX 바로 옆에 사단 교회가 있었기에 월매상이 평균 3,000만원이 넘는 대형 PX였다. 말이 3천만원이지 당시 390원하던 치토스를 3천만원어치 팔려고 하면 무려 76,923봉지를 팔아야 한다. (하하하 계산기를 뚜드렸네…)

하여튼 이를 위하여 사수(당시 병장) 이등병인 나는 정말 매일매일 뺑이를 쳤다. (아마 96년쯤부터 PX(복지관리병) 방위가 아닌 일반사병의 보직으로 변경되었던거 같다). 이미 말했듯이 우리 PX 모두의 PX 때문에 어떠한 일이 있어도 PX문을 열어놔야했었다. 심지어 혹한기 훈련때도 둘중 하나는 남아서 판매를 해야했다. 아마 나는 군대에서 축구를 한번도 해보지 못한 0.0001% 끼지 않을까 한다.  

 

설이 길었네. 하여튼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은 PX 간단하게 현재의 경제상황을 표현하기 좋은 표본이다. 군대에는 장교(일반사회에서 상류층으로 구성비율이 10% 될거다), 사병 (장교를 제외한 90%의 모든 사람으로 중산층과 빈곤층을 모두 합쳤다고 생각하자) 있다. 그리고 지금 PX경기가 완전 죽을 쑤고 있다고 생각하자. PX관리인이 불황에 못이겨 사단장님을 면담하고 PX경기를 살려달라고 청원했다. 사단장님은 PX 경기 회복에 적극 찬성하며 1억원의 PX경기 부양 자금을 마련했다. (불가능하겠지만 그냥 가정하자) 그럼 자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장교들에게 줘야할까, 아님 사병들에게 줘야할까?

 

본인이 장교라면 보너스 100만원 받았다고 PX와서 쓰겠냐? 사병에 비해 상대적으로 절대 나은 의식주를 해결하고 있는 그들에게 100만원은 좀더 나은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자금일까, 아님 미래를 위한 저축용도로 받아들여질까? 물론 당근 영외로 나가서 색시랑 맛난것도 사먹고 옷도 사입고 하겠지만 100만원을 모두 쓸까? PX에서는 과연 얼마를 쓸까?

 

사병들은 다르다. 분기별로 보너스 나오는 날에는 (본인이 상병일때 월급이 1만원쯤 , 보너스달에는 2만원 받았었다.) 정말 PX 터져버릴것만 같았다. 사수말로는 정말 만원짜리를 들고 PX 들어오는 모든 놈들이 적군같아 보인다고 했다. 나중에는 재고가 팔려서(사실 재고를 창고에서 들고오기 그런 닫기 직전 시간) 영양갱을 1만원어치 사가는 분대도 있었다. 그들은 정말 평소보다 많이 들어온 1만원의 보너스로 평소 하지 못한 소비행위를 즐기려는 의지가 투철했다. 또한 그들의 상황상 보너스로 받은 돈을 부대 PX이외에서 소비할 있는 능력도 상황도 의지도 없을 것으로 본다. (물론 일부 착한 사병은 저금해서 부모님 드릴수도 있겠지만) 

 

그럼 여기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당신이 사단장님이라면 PX경기를 살리기 위해서 어떤 정책을 취해야할까? 그리고 지금 우리의 사단장님은 어떤 정책을 취하셨는가? 그리고 현재 우리의 소비가 상승하고 있는가?

 

PS. 카튜사의 오바마 사단장님은 장교가 아닌 사병을 위한 정책을 취하겠다고 이렇게 목소리를 올리고, 이에 일부 장교들은 자신들에 대한 세금이 너무 높아지고 사병을 위한 지출이 너무 많다면 예전 역사시간에 많이 들었던 보스톤 티사건 도시에서 재현하는 촌극을 벌이는걸까?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620129

Posted by Gene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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